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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각나눔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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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조마을에서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

별과 달과 반딧불이 반짝이는 하조마을

맑은 공기와 함께하는 편안한 시간, 하조마을에서 즐기는 힐링체험

회장님~~

  • 관리자 (appkorea171)
  • 2010-03-09 14:46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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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59.0.28.67
세종문화회관 뒤편 공원에서 저녁을 먹기로 약속한 선배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일이다.
 
한창 퇴근 시간 무렵이라 공원 주변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.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,

지하철 출구 쪽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낡은 시장바구니를 들고 걸어왔다. 시장바구니 안에는

버려도 될 듯한 옷가지와 내용물을 알 수 없는 비닐봉지들이 담겨 있었다.
 
한눈에도 노숙자임을 알 수 있었다. 할머니는 내 앞을 지나면서 ‘식사하셨어요?’

그렇게 물으며 웃어 주었다. 그 물음은 마치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매우 자연스럽고

다정한 것이었다.

나는 ‘네’라고 대답했고 할머니는 나의 답변에 한 번 더 ‘예~에’ 하면서 화답해주었다.
 
내 예상과는 달리 할머니는 나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. 나는 지갑에서 1,000원짜리

지폐 한 장을 꺼내서 할머니에게 뛰어가 손에 쥐어드렸다. 사실 1,000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은

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. 손에 지폐를 쥐어드리고 내가 앉았던 자리로 돌아오는데 할머니가

큰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.
 
“회장님! 고마워요!”
 
주변 몇몇 사람들이 할머니와 나를 바라보았고 당황한 나는 뒤를 돌아오지 않은 채 자리로 돌아

와 앉았다.

그러나 내가 듣지 못했다고 생각했는지 할머니는 멀찍이서 같은 인사를 반복했다.

할머니를 잠재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미소와 함께 알았다는 뜻으로 손을 흔들어 주었다.

그러나 결국 할머니는 내가 앉은 자리까지 되돌아와서는 해맑은 웃음과 함께 몇 번이고 나를

회장님이라고 부르며 고개를 숙었다.
 
사장도 아니고 회장이라는 호칭은, 도대체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

요소였다.

그녀가 어떤 삶을 살다가 노숙자가 되었던 것일까? 날 때부터 노숙자는 없을 것이니 그녀에게

도 꿈 많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.

그 모든 꿈들은 어디로 가고 무엇이 그녀를 노숙자로 만든 것일까.

지폐 한 장에 회장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그날, 나는 그 특별한 호칭 때문에 마음이

무거웠다.

도대체 삶은 어느 편에서 손짓하고 있는 것인지 사뭇 궁금해지는 날이었다.

 
이제 곧 봄이다. 모든 사람이 따뜻한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.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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